뜨개구리에 사랑에 빠져 평생 해보지 않은 뜨개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 당신. 도안도 구매했으니 이제 장비를 마련할 차례이다. 뜨개 장비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종류도 다양하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누군가는 나무바늘을 선호하고, 누군가는 스테인레스 바늘을 선호하는 등.. 개인차가 크다. 그리고 써보기 전엔 알 수 없음..ㅎㅎ) 가장 좋은 것은 다양한 도구를 많이 사용해보는 것이겠지만 당장 개구리를 시작해야하는 사람들이 '뜨개 장비'라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가 지쳐 뜨개구리를 포기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일단 뜨개구리를 뜨는데 필요한 것은
- 실 (컬러 2종)
- 뜨개 바늘
- 돗바늘
- 마커
- 개구리에게 달아줄 눈
- 인형 안에 넣을 솜
- 철사(선택)
이다.
뜨개 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과 방법은 다양하다. 많은 분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는 바늘이야기와 앵콜스 뜨개실이다. 국내에서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뜨개 상점인 만큼 제품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입문자가 기본적인 도구들을 한 번에 구매하기 가장 편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업체랑 관련 없습니다. 광고 아님 바이럴 아님 돈 받은 거 없음!)
바늘이야기 http://www.banul.co.kr
앵콜스 뜨개실 https://ancalls.com
오프라인 상점도 많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다시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뜨개 바늘과 돗바늘
대바늘에 종류에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줄바늘과 막힘바늘, DPN(장갑바늘)이 그것이다.
<모든 이미지 출처는 바늘이야기>
뜨개구리는 줄바늘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다리 뜰 때, 윗입술 부분을 만들어 줄 때 줄바늘을 사용하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나는 뜨개구리는 모두 DPN(=장갑바늘)로 뜨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특히 다리 아이코드 작업할 때 정말정말 편함!!!!)
DPN(=장갑바늘)은 보통 5개의 바늘이 1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길이는 보통 15cm이다. 20cm는 너무 길어서 오히려 불편하니, 10~15cm의 장갑바늘 구매를 추천. 재질 역시 다양하지만 앞으로도 뜨개를 계속 할 지 말 지 모르겠다면 저렴한 나무 장갑바늘로 먼저 시작해도 충분하다. 개구리는 원작 도안은 3.5mm의 대바늘을 이용하여 뜨지만 꼭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 바늘의 사이즈는 내가 개구리를 뜰 때 사용할 실의 두께를 보고, 거기에 맞는 사이즈의 바늘을 구매하면 된다.
검색 키워드 : dpn, 장갑바늘
돗바늘은 뜨개 편물을 꿰메어줄 때, 꼬리실을 감출 때, 인형에게 눈을 달아줄 때 등등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뜨개실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일반 바늘보다 바늘귀가 크고, 두께도 두꺼우며 끝은 뭉툭한 편이다. 돗바늘만큼은 사이즈별로 1개씩 구비해놓길 권장한다. 내가 만약 작은 소품들을 잘 잃어버린다? 2-3개 사두면 더 좋다. 돗바늘의 가격 역시 어느 뜨개템이 그렇듯 천차만별인데, 나는 뜨개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서비스로 주는 공짜 돗바늘을 3년 넘게 잘 쓰고 있다. 비싸지 않아도 충분히 오케이! 하지만 플라스틱은 잘 부러지니 금속으로 된 것을 구매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검색 키워드 : 돗바늘
실
뜨개실의 종류는 성분, 색, 재질, 가격, 용도에 따라 정말정말 다양하다. 엄청나게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에 뜨개 상점에서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눠 제품을 등록해둔다. 원작의 뜨개구리는 울실에 모헤어라는 실을 합사한 것이다. 울실에 모헤어를 합사해서 뜨면 완성했을땐 물론 아름답지만 초보에겐 뜨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들 수 있다. (특히 모헤어는 푸르시오가 정말 힘들다 ㅠㅠ) 원래 뜨개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첫번째 뜨개구리는 완성했을 때 예뻐보이는 재질의 재료보다는 뜨기 쉬운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울혼방실이나 부드러운 인형용 면실을 추천하며 종이실이나 린넨실 같은 뻣뻣하고 단단한 실은 인형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검색 키워드 : 인형실
결론적으로 초보에게 추천하는 실의 조건은
1. 자체적으로 꼬임이 있는 것 (실 가닥이 잘 갈라지지 않아 뜨기 수월하다)
2. 실 자체에 질감이나 요철이 없는 것 (부클사, 링구사 지양)
3. 두께가 일정하고, 잘 끊어지거나 늘어나지 않는것
이다.
뜨개실 상세페이지에 들어가면 이 실이 어떤 사이즈의 바늘로 뜨면 되는지 성분은 어떤지 나와있으니 잘 확인 후 구매하자! 사용 바늘의 경우 개인의 손땀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로 대략적인 사이즈만 적혀있다. 같은 실과 바늘을 사용해도 실을 당겨서 땡땡하게 뜨는 사람은 편물이 단단해지고, 헐렁하게 뜨는 사람은 편물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진다. 이것을 '게이지'라고 하며, 의류를 뜰 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만 정확한 사이즈로 완성하지 않아도 되는 인형의 경우에는 너무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어쨌든, 인형용으로 많이들 사용하시는 건 아래의 통통이코튼과 아이돌실이다. 개구리를 뜰 때는 두 종류의 실이 필요하다. 배 컬러 1볼, 등 컬러 1볼. 원하는 컬러의 실을 구매하면 된다. 어떤 실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실의 소요량 역시 천차만별인데, 아래의 두 실을 구매하는 경우 등 1볼, 배 1볼을 사면 충분히 개구리를 만들 수 있다. (2마리 이상도 가능할 듯 하다)
앵콜스 뜨개실 - 통통이코튼
https://ancalls.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1913&cate_no=149&display_group=2
앵콜스 뜨개실 - 아이돌실
https://ancalls.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902&cate_no=149&display_group=2
마커
단수나 특정 코에 표시를 해야 할 때 꼭 필요하다! 개구리를 뜰 때는 4개의 단수링이 필요한데, 작아서 잘 사라지는 친구들이다. 살 때 많이 사두자. 단수링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옷핀형이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편하다.
인형 눈
개구리의 인형 눈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단추 눈을 달 수도 있고, 자수를 놓을 수도 있고, 인형 전용(?) 눈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같은 재질의 눈이라도 어떤 컬러, 어떤 사이즈를 달아주냐에 따라 인형의 이미지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적으로 인형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바로 이 안구라고 생각한다. 인형에게 눈을 달아주고, 그 눈이 나와 마주치는 순간 뜨개구리와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되어버린다.
일단 아래에서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의류용 단추 눈을 제외하고, 인형 단추눈과 인형 나사눈만 소개하겠다.
검색 키워드 : 인형눈, 인형부자재, 인형단추눈, 인형나사눈
<인형 단추눈>
인형 단추눈은 뒷면에 실을 꿸 수 있는 구멍이 있어, 단추 달듯이 달 수 있는 방식의 인형눈이다. 솜을 넣지 않은 가죽(..) 상태의 개구리의 입체 모습을 상상하며 눈의 위치를 잡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경우, 이 단추눈을 이용하면 완성된 빵빵한 인형에 바느질을 하여 눈을 달아줄 수 있다!
<인형 나사눈>
인형 나사눈은 단추눈과는 다르게, 솜을 넣고 개구리의 몸통을 꼬매기 전 미리 자리를 잡아 달아줘야 한다. 바느질에 비해 간편하고, 단단하게 고정되며 사용하긴 쉽지만 위에서도 언급하였던 솜을 넣지 않은 개구리의 가죽(..) 상태로는 눈의 위치를 잡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모든 개구리는 저마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인형솜과 철사
<인형솜>
나는 이미 캐스트온과 동시에 내 개구리와 사랑에 빠졌지만, 아무리 귀여운 개구리라도 몸통에 솜을 넣지 않으면 남들 눈에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보일 뿐이다. 그래서 등짝과 배를 완전히 꿰메어주기 전에 안에 솜을 채워줘야 한다. 인형용 솜은 솜의 입자(?)사이즈에 따라 방울솜, 구름솜으로 나뉘는데 뜨개인형은 편물에 따라 구멍이 생길 수 있고, 거기로 작은 방울솜을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사이즈가 큰 구름솜을 추천한다. 뜨개구리의 경우 다리에는 솜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몸통을 채울 정도의 솜만 있으면 된다.
<철사>
인형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고정도 시킬 수 있는 철사. 개구리에게 철사를 넣어줄 지 말지는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도안에 철사를 넣는 방법까진 나와있지 않아 이 부분은 슬프게도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 해내야 한다 (ㅠㅠ)
1번 사진같은 철사를 인형용 철사로 많이 판매하는데 표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인형 안에서 쉽게 움직이고, 끝이 뾰족하여 다치거나 편물을 뚫고 나와 개구리가 개방성 골절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뜨개구리 커뮤니티에서 고운취미님(@jekaru_agnes1)이 모루 철사를 이용하면 모루철사에 있는 털들이 뜨개 편물과 마찰을 일으켜서 인형 안에서 철사가 멋대로 움직이거나 편물을 뚫고 나오는 일이 적다고 일러주셨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아.. 그래도 영문도안 너무 어렵고 모르겠어요ㅜㅜ
뜨개도 어려운데 도안이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다. 이 이상한 약어와 기호는 무엇인가. 파파고는 아무래도 헛소리만 하는 것 같다. 울고싶고, 포기하고 싶은데 나도 뜨개구리를 갖고싶다. 뜨개구리를 향한 나의 사랑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괜찮다. 처음은 다 어렵다. 그런 당신을 위한 트위터 커뮤니티가 있다.
https://twitter.com/i/communities/1499298723494756353
이곳에는 뜨개구리를 뜨고 있는 사람, 뜰까 고민하는 사람, 이미 완성한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막막한 부분이나 고민을 커뮤니티에 올려주시면 함께 뜨개구리를 만들고 있는 다양한 멤버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규칙만 지켜주면 모두 활동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3번의 규칙은 아주아주 중요하다. 뜨개구리 도안은 무료가 아닌 유료 도안이며, Claire Garland 작가님에게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이다. 나는 이해가 안 가는 한 줄의 도안만 질문했을지라도 수백명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특성상 단편적인 도안 정보들을 짜깁기하여 도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원작자님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또 의도치 않았다고 하더라도 도안이 유출되는 일이 없도로 꼭 3번 규칙을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정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아 질문을 하고 싶다면
개구리 등 row 1 - k5 p2 k5 p9 가 이해가 안가요~
라고 도안의 내용 자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말고,
개구리 등 row 1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아요~
라고 질문해주셔도 답변에는 무리가 없다! (답변을 주시는 분들은 모두 도안을 가지고 있으니까)
도안 구매 링크 https://www.ravelry.com/patterns/library/frog-48
혹시 더 디테일한 질문을 원한다면 답변을 주신 분에게 디엠으로 더 자세하게 여쭤봐도 될지 양해를 구하고, 공개적이지 않은 곳에서 도안의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
영문기호의 경우 유투브에 영어로 검색하면 해외의 킹갓 천재니터 선생님들이 아주아주 천천히 자세하게 뜨는 법을 영상으로 가르쳐주신다. 커뮤니티에 물어보기 전, 가능하면 먼저 검색해보자!
ex) skpo 가 뭔지 모르겠으면 유투브에 'how to skpo' 라고 검색.
처음 뜨개를 입문하는 사람이 인형을 뜨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개구리를 만들어내겠다고 결심한 당신.. 진심으로 멋있다고 생각한다. 응원한다.
곤경에 처한 새로운 뜨개구리 보호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당신.. 정말 끝내준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으로 뜨개를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몰랐다. 어떤 실을 얼마나 사야할지도 모르고, 영문도안 보는 법을 몰랐다. 당황스럽고 막막한데 실수로 바늘이 빠져버려 혼자서는 수습이 불가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을 때 한달음에 달려와 도움을 주신 선배 뜨개인들이 계셨기에 지금까지 '뜨개'라는 취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의 첫 개구리, '블루'를 자랑하며 글을 마친다.
1가정 1뜨개구리 시대가 오는 그 날 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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